법률칼럼 · 부동산

전세계약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법무법인 양지 대표변호사 강수호 · 민사·부동산

직장을 얻고 처음으로 혼자 살 집을 구하러 나선 자리를 떠올려 보십시오. 중개사무소에서 보여 준 곳은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빌라입니다. 보증금은 모아 둔 돈에 전세자금대출을 더해 겨우 맞출 수 있는 금액이지요.

불안한 마음에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떼어 봅니다. 소유자 이름 하나만 적혀 있고 근저당권은 잡혀 있지 않습니다. 깨끗합니다. 그 자리에서 도장을 찍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담에서 가장 자주 듣는 문장이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등기부에 아무것도 없어서 안심했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전세보증금을 잃는 사건의 상당수는 계약 당시 등기부가 깨끗했던 집에서 생깁니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이 두 단어부터 짚겠습니다

전세계약에서 임차인이 가지는 힘은 결국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대항력이고, 다른 하나는 우선변제권이지요.

대항력은 집주인이 바뀌어도 새 주인에게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는 힘입니다. 주택의 인도, 즉 이사해서 그 집을 점유하고, 주민등록을 마치면 생깁니다. 전입신고를 한 때에 주민등록을 한 것으로 봅니다.

우선변제권은 그 집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갔을 때 매각대금에서 후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배당받을 수 있는 힘입니다. 대항력을 갖춘 상태에서 임대차계약증서에 확정일자를 받아야 생깁니다. 확정일자란 그 날짜에 그 계약서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공적으로 증명해 주는 표시입니다.

여기까지가 교과서적인 설명입니다. 문제는 우선변제권이 말 그대로 순위 다툼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나보다 앞선 권리가 얼마나 있는지 모른 채 순위를 받아 두는 것은 의미가 크지 않지요.

그러면 등기부가 깨끗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질문이 오해의 출발점입니다.

신축 빌라를 대상으로 한 무자본 갭투자 방식은 이 오해를 정확히 파고듭니다. 새로 지은 빌라는 그 전에 거래된 적이 없어 얼마짜리 집인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임차인에게서 받은 보증금으로 매매대금을 치르는 구조여서, 계약을 맺는 시점의 등기부에는 담보가 잡혀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근저당이 없다는 사실이 안전의 근거가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하는 것은 등기부에 적히지 않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나보다 먼저 들어와 있는 다른 임차인의 보증금이고, 다른 하나는 임대인이 내지 않은 세금입니다. 다세대주택이라면 옆집과 아래층의 보증금이 모두 나보다 앞선 순위일 수 있고, 조세채권은 배당에서 앞자리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것을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법이 임대인에게 내놓을 의무를 지웠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임대인의 정보 제시 의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임대인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임차인에게 제시하여야 한다.

1. 제3조의6 제3항에 따른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일, 차임 및 보증금 등 정보. 다만,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제3조의6 제4항에 따라 동의함으로써 이를 갈음할 수 있다.

2. 「국세징수법」 제108조에 따른 납세증명서 및 「지방세징수법」 제5조 제2항에 따른 납세증명서. 다만,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국세징수법」 제109조 제1항에 따른 미납국세와 체납액의 열람 및 「지방세징수법」 제6조 제1항에 따른 미납지방세의 열람에 각각 동의함으로써 이를 갈음할 수 있다.

조문을 풀어 보겠습니다. 제1호는 그 집에 이미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가 있는지, 있다면 보증금이 얼마인지를 임대인이 보여 주라는 것입니다. 확정일자부여기관이 보관하는 정보이지요. 원래 이 정보는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만 요청할 수 있었는데(제3조의6 제3항), 계약을 체결하려는 사람도 임대인의 동의를 받으면 요청할 수 있도록 길이 열렸습니다(같은 조 제4항).

제2호는 국세와 지방세를 체납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라는 것입니다. 납세증명서를 직접 건네주어도 되고, 임차인이 미납국세와 미납지방세를 열람하는 데 동의하는 것으로 갈음해도 됩니다.

두 호에 모두 단서가 붙어 있는 점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임대인은 서류를 내미는 대신 동의만 해 주고 임차인이 직접 확인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임차인이 그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조문의 취지입니다. 임대인이 이것을 거절한다면, 그 거절 자체를 하나의 정보로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그래도 피해를 입었다면, 그다음은 어떻게 됩니까

확인할 만큼 확인했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은 생깁니다. 전세금반환보증에 가입해 두었다면 보증기관이 대신 지급하고 임대인에게 구상하는 절차로 갑니다. 가입하지 않았다면 결국 그 집을 경매에 부쳐 매각대금에서 배당을 받는 길뿐인데, 조세채권처럼 앞서는 채권이 있으면 순위가 뒤로 밀립니다.

이 지점에서 예전과 달라진 것이 있습니다.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입니다. 요건을 갖춘 임차인을 전세사기피해자로 결정하고, 그 지위에 따르는 절차를 마련한 법이지요. 몇 해 전 전세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을 때에는 없던 제도입니다.

계약 전에 확인할 것

임대인이 제시해야 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일과 차임·보증금 정보, 그리고 국세·지방세 납세증명서입니다. 임대인이 계약 체결 전에 정보제공과 미납액 열람에 동의하면 그것으로 갈음됩니다.

피해자로 결정받는 요건

특별법 제3조 제1항은 네 가지를 모두 갖추도록 하고 있습니다. ①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치고 확정일자를 갖출 것(임차권등기를 마쳤거나 전세권이 설정된 경우도 포함), ② 임차보증금이 5억원 이하일 것, ③ 임대인의 파산·회생 개시, 경매·공매 개시 등으로 2인 이상의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생겼거나 예상될 것, ④ 임대인이 보증금반환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다만 보증이나 보험으로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경우, 전액이 최우선변제되는 경우,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으로 전액을 자력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적용대상에서 제외됩니다(같은 조 제2항).

결정을 받으면 — 경매에서의 우선매수권

전세사기피해주택이 경매에 넘어가면, 피해자는 매각기일까지 보증을 제공하고 최고매수신고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우선매수하겠다는 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제20조 제1항). 최고매수신고가격이 없으면 최저매각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신고합니다.

신고가 있으면 법원은 그 피해자에게 매각을 허가하여야 합니다(제2항). 여러 피해자가 신고하면 특별한 협의가 없는 한 변제받을 수 있는 보증금의 비율에 따라 매수하게 되고(제3항), 원래의 최고가매수신고인은 차순위매수신고인으로 봅니다(제4항).

계약 전 — 임대인의 정보 제시 의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 ① 확정일자 부여일 · 차임 · 보증금 선순위 임차보증금이 얼마인지 확인 계약 전 정보제공 동의로 갈음 가능 ② 국세 · 지방세 납세증명서 체납된 세금이 있는지 확인 미납액 열람 동의로 갈음 가능 계약 후 —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같은 법 제3조 · 제3조의2 주택의 인도 이사하여 점유한다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한 때 확정일자 임대차계약증서에 받는다 인도와 주민등록으로 대항력, 여기에 확정일자를 더하면 우선변제권 피해가 생기면 — 특별법상 구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특별법 피해자 결정 요건 — 제3조 제1항 ① 인도 · 주민등록 · 확정일자를 갖출 것 ② 임차보증금이 5억원 이하일 것 ③ 2인 이상의 임차인에게 피해 발생 또는 예상 ④ 임대인의 불이행 의도를 의심할 상당한 이유 우선매수권 — 제20조 매각기일까지 보증을 제공하고 최고매수신고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우선매수 신고를 할 수 있다 법원은 매각을 허가하여야 한다
확인은 계약 전에, 권리는 계약 직후에, 구제는 그 뒤에 — 임대인의 정보 제시 의무(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로 선순위 보증금과 체납 세금을 확인하고, 인도·주민등록·확정일자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갖춥니다. 피해가 생긴 뒤의 절차는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특별법이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특별법상 피해자로 결정받으려면 인도와 주민등록, 확정일자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제3조 제1항 제1호). 이사한 날 전입신고를 하고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 두는 일은 배당순위를 위한 절차이기도 하지만, 뒷날 구제절차의 입구를 여는 요건이기도 합니다. 임차권등기를 마쳤거나 전세권이 설정된 경우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정리하면

전세계약은 살면서 다루는 계약 가운데 금액이 가장 큰 축에 듭니다. 그런데 확인할 시간은 늘 계약금을 넣기 직전의 몇 시간뿐이지요. 그 몇 시간에 물어야 할 것은 정해져 있습니다. 앞선 보증금이 얼마인지, 밀린 세금이 있는지입니다. 법이 임대인에게 답할 의무를 지워 두었으니, 묻는 일을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법무법인 양지 대표변호사 강수호

자주 묻는 질문

등기부에 근저당권이 하나도 없으면 안심해도 되지 않나요?

등기부는 소유권과 담보권을 보여 줄 뿐, 다른 임차인의 보증금이나 임대인의 체납 세금까지 보여 주지는 않습니다. 특히 여러 세대가 있는 건물이라면 먼저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가 매각대금에서 앞자리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등기부 열람은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닙니다.

임대인이 정보 제시를 거절하면 계약을 못 하나요?

계약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임대인에게는 제시할 의무가 있고, 서류를 직접 주기 어렵다면 정보제공과 미납액 열람에 동의하는 것으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거절한다면 확인되지 않은 위험을 그대로 떠안고 계약하는 셈이므로, 계약 여부부터 다시 판단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경매나 공매가 이미 끝난 뒤에도 특별법상 피해자로 결정받을 수 있나요?

특별법 제3조 제1항 단서는 경매 또는 공매 절차가 완료된 임차인의 경우 제1호와 제3호 요건을 제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절차가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신청 자체가 막히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나머지 요건과 제2항의 제외사유는 그대로 검토되므로, 개별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전세보증금 문제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계약 전이라면 무엇을 확인하고 어떤 특약을 넣을지, 이미 문제가 생겼다면 어느 절차부터 밟을지가 달라집니다.

법무법인 양지가 계약서와 등기부, 확인한 자료를 함께 검토해 드립니다.

043-254-0088

#전세사기#전세보증금#대항력#우선변제권#확정일자#임대인정보제시의무#전세사기피해자#우선매수권#주택임대차보호법#청주변호사#법무법인양지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문제가 있으시면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인용한 법령은 작성일 기준입니다.

← 변호사 칼럼 목록으로

전화상담
카톡상담
전화상담 카톡상담 상담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