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 행정·학교폭력

학교폭력 조치,
다툴 수 있나요?

법무법인 양지 대표변호사 강수호 · 행정·학교폭력

저녁 무렵에 학교에서 전화가 옵니다. 아이가 학교폭력 사안으로 신고되었으니 내일 오전에 한번 나와 주셔야겠다는 연락입니다. 전화를 끊고 나면 무슨 말을 들었는지조차 잘 기억나지 않지요.

반대편 집에도 같은 밤이 있습니다. 아이가 몇 달째 시달려 왔다는 사실을 그날 저녁에야 알게 된 부모의 밤입니다. 두 집 모두 다음 날이면 같은 질문을 들고 오십니다. 이제부터 무슨 일이 벌어지느냐는 질문입니다.

절차를 알면 겁이 덜 납니다. 순서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학교폭력이라는 말부터 정확히 보겠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폭력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라고 정의합니다(제2조 제1호).

두 가지를 짚어야 합니다. 첫째, 학교 안에서 벌어진 일만 학교폭력인 것이 아닙니다. 조문이 ‘학교 내외에서’라고 적고 있어, 하교한 뒤 놀이터에서 있었던 일도, 밤에 휴대전화로 오간 일도 이 법의 대상이 됩니다. 둘째, 상대가 학생이면 됩니다. 조문은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이라고만 하고, 같은 학교 학생일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따돌림은 ‘2명 이상의 학생들이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신체적 또는 심리적 공격을 가하여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도록 하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제2조 제1호의2). 사이버폭력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따돌림과 그 밖에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인데, 여기에 딥페이크 영상 등을 제작·반포하는 행위가 명문으로 들어와 있습니다(제2조 제1호의3).

다만 이 법이 말하는 학교는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특수학교와 각종학교 등입니다(제2조 제2호). 대학교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대학에서 벌어진 일은 학칙과 형사·민사 절차로 다루게 되지요.

조치가 나왔습니다. 다툴 수 있나요

상담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입니다. 서면사과 정도면 그냥 받아들이자고 하시다가도, 출석정지나 전학이 적힌 통지서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다툴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 조치는 교육장 명의로 나가는 행정처분이므로, 가해학생 측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그 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심판이나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정만으로 조치의 효력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따로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야 효력이 잠시 멈춥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제1항

① 심의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조치(수 개의 조치를 동시에 부과하는 경우를 포함한다)를 할 것을 교육장에게 요청하여야 하며, 각 조치별 적용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다만, 퇴학처분은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가해학생에게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1.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2. 피해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행위를 포함한다)의 금지
3. 학교에서의 봉사
4. 사회봉사
5. 학내외 전문가, 교육감이 정한 기관에 의한 특별 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6. 출석정지
7. 학급교체
8. 전학
9. 퇴학처분

같은 법 제17조의4(집행정지)

① 행정심판위원회 및 법원이 제17조 제1항에 따른 조치에 대하여 「행정심판법」 제30조 또는 「행정소송법」 제23조에 따른 집행정지 결정을 하려는 경우에는 피해학생 또는 그 보호자의 의견을 청취하여야 한다. 다만, 피해학생 또는 그 보호자가 의견진술의 기회를 포기한다는 뜻을 명백히 표시한 경우 등에는 의견청취를 아니할 수 있다.

③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 경우에도 피해학생 및 그 보호자는 학교의 장에게 가해학생과의 분리를 요청할 수 있고, 학교의 장은 전담기구 심의를 거쳐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분리하여야 한다.

조문을 풀어 보겠습니다

먼저 주체를 정확히 보아야 합니다. 심의위원회는 조치를 요청하고, 실제 처분은 교육장이 합니다. 요청이 있으면 교육장은 14일 이내에 해당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제17조 제9항). 그래서 나중에 다툴 때 대상이 되는 것은 학교나 심의위원회가 아니라 교육장의 처분입니다.

조치는 아홉 가지이고, 하나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수 개를 동시에 부과할 수 있습니다. 조치의 이유가 피해학생이나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협박 또는 보복행위일 때에는 제6호부터 제9호까지, 곧 출석정지·학급교체·전학·퇴학처분을 동시에 부과하거나 조치 내용을 가중할 수 있습니다(제17조 제2항). 퇴학처분은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학생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절차에도 눈여겨볼 조문이 있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조치를 요청하기 전에 가해학생 및 그 보호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적정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제17조 제8항). 이 기회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았다면 그 자체가 다툴 거리가 됩니다.

학교의 장에게도 곧바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학교폭력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제1항 제2호의 조치, 곧 접촉·협박·보복행위의 금지를 하여야 합니다(제17조 제4항). 긴급하다고 인정하면 서면사과, 학교에서의 봉사,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출석정지, 학급교체를 우선 부과하고 심의위원회에 즉시 보고해 추인을 받습니다(같은 조 제5항).

덧붙여, 가해학생이 특별교육을 이수할 경우에는 보호자도 함께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제17조 제13항). 그리고 전학을 간 이후에는 전학 전의 피해학생이 다니는 학교로 다시 전학해 올 수 없습니다(같은 조 제14항).

그러면 집행정지를 받으면 다시 같은 교실로 돌아오는 걸까요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되던 대목입니다. 전학 조치를 받은 학생이 집행정지 결정을 받으면 조치의 효력이 멈추므로, 피해학생 쪽에서는 애써 받아 낸 조치가 무의미해지고 다시 같은 공간에 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지요.

지금은 법이 답을 정해 두었습니다. 제17조의4 제3항은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 경우에도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학교의 장에게 가해학생과의 분리를 요청할 수 있고, 학교의 장은 전담기구 심의를 거쳐 두 학생을 분리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조치의 효력이 멈추는 것과 두 학생을 떼어 놓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뜻입니다.

절차도 촘촘해졌습니다. 행정심판위원회나 법원이 집행정지 결정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피해학생 또는 그 보호자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제17조의4 제1항), 교육감이나 교육장은 집행정지 신청 사실과 그 결과를 통보받으면 피해학생 측과 두 학생의 소속 학교에 그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가해학생 측만 아는 채로 절차가 흘러가지 않게 한 것이지요.

세 국면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학교의 장의 자체해결

2주 이상의 신체적·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진단서를 발급받지 않았고,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즉각 복구되었으며, 학교폭력이 지속적이지 않고, 신고·진술·자료제공 등에 대한 보복행위가 아닌 경우입니다. 이 네 가지에 모두 해당하고 피해학생과 그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지 않을 때, 학교의 장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제13조의2 제1항).

피해학생 측의 의사를 서면으로 확인하고 전담기구의 서면 확인 및 심의를 거쳐야 하며(같은 조 제2항), 학교의 장은 지체 없이 심의위원회에 보고해야 합니다.

심의위원회를 거친 조치

요건에 하나라도 걸리거나 피해학생 측이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면 심의위원회가 열립니다. 가해학생과 보호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가 주어지고, 심의위원회가 교육장에게 조치를 요청하면 교육장이 14일 이내에 처분합니다. 조치를 받은 사실은 학교생활기록에 남습니다.

불복과 집행정지

처분에 불복하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합니다. 다투는 것만으로는 효력이 정지되지 않으므로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하게 되지요. 다만 집행정지가 인용되어도 피해학생 측은 학교의 장에게 분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제17조의4 제3항).

학교폭력예방법은 교육적·행정적 절차를 정한 법입니다. 같은 행위가 형사범죄나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면 형사절차와 손해배상책임은 이와 별도로 문제 됩니다. 학교에서 절차가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학교폭력 발생 · 학교의 장의 인지 지체 없이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조치 — 제17조 제4항 요건을 모두 갖춘 때 그 밖의 경우 학교의 장의 자체해결 제13조의2 · 네 요건을 모두 갖출 것 2주 이상 치료 진단서를 받지 않은 경우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즉각 복구된 경우 학교폭력이 지속적이지 않은 경우 신고 등에 대한 보복행위가 아닌 경우 피해학생·보호자 서면 확인 · 전담기구 심의 심의위원회 심의 가해학생·보호자에게 의견진술 기회 제17조 제8항 조치를 교육장에게 요청 수 개의 조치를 동시에 부과할 수 있음 보복행위인 경우 가중 — 제17조 제2항 심의위원회를 열지 않고 종결 지체 없이 심의위원회에 보고 교육장은 14일 이내에 조치 제17조 제9항 · 교육장 명의의 행정처분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 제17조 제1항 ① 서면사과 ②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③ 학교에서의 봉사 ④ 사회봉사 ⑤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⑥ 출석정지 ⑦ 학급교체 ⑧ 전학 ⑨ 퇴학처분 퇴학처분은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가해학생에게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불복 — 행정심판 · 행정소송 교육장의 처분을 대상으로 다툰다 제기만으로는 효력이 정지되지 않는다 집행정지 결정 피해학생·보호자의 의견 청취 제17조의4 제1항 · 결과는 소속 학교에 통지 집행정지가 인용되어도 분리는 별개다 피해학생·보호자의 요청 · 전담기구 심의 · 분리 — 제17조의4 제3항
조치의 효력과 두 학생의 분리는 별개의 문제다 — 조치는 심의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교육장이 하는 행정처분이므로 행정심판·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고, 효력을 멈추려면 집행정지 결정이 있어야 한다. 집행정지가 인용된 경우에도 피해학생과 보호자는 학교의 장에게 분리를 요청할 수 있다(제17조의4 제3항).

정리하면

학교에서 전화를 받은 다음 날 아침에 정작 필요한 것은 억울함을 길게 설명할 자리가 아니라, 지금이 어느 단계인지 아는 일입니다. 아직 자체해결이 가능한 국면인지, 이미 심의위원회로 넘어갔는지, 처분 통지를 받은 지 며칠이 지났는지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달라집니다. 무엇보다 통지서와 날짜부터 챙겨 두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양지 대표변호사 강수호

자주 묻는 질문

학원이나 대학에서 벌어진 일도 이 법으로 처리되나요?

이 법의 학교는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특수학교와 각종학교 등이므로 대학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만 학교폭력의 정의는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행위이므로, 초·중·고등학교 학생 사이의 일이라면 장소가 학원이든 학교 밖이든 이 법의 절차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조치를 받으면 형사처벌은 따로 받지 않나요?

별개입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교육적·행정적 절차를 정한 법이어서, 같은 행위가 형사범죄에 해당하면 수사와 형사절차는 그와 별도로 진행됩니다.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도 마찬가지로 따로 문제 됩니다.

전학 조치를 받은 뒤에 원래 다니던 학교로 돌아갈 수 있나요?

돌아갈 수 없습니다. 법은 가해학생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이후에는 전학 전의 피해학생 소속 학교로 다시 전학올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제17조 제14항).

통지서를 받으셨다면

조치의 종류와 통지받은 날짜에 따라 다툴 수 있는 방법과 남은 시간이 달라집니다.

법무법인 양지가 지금이 어느 단계인지부터 함께 확인해 드립니다.

043-254-0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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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문제가 있으시면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인용한 법령은 작성일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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