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사례 · 민사

투자금인데 빌려준 돈이라며 소송을 당했을 때,
차용증 사본을 다툰 사례

대여금 · 투자금 필적감정 1심 청구 전부 기각 · 항소심 진행 중 피고 대리

의뢰인은 오래 개발사업을 해 오다 작은 교회를 맡게 된 분이었습니다. 지역의 개발사업에 쓸 돈을 한 투자자로부터 받았고, 그렇게 들어온 돈이 7억 원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사업 여건이 나빠져 투자자가 남은 약정금을 내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났고, 유족들이 찾아왔습니다. 그가 사기꾼이고 돈을 갈취했다는 말이 사업 파트너들 사이에 돌았습니다. 교회 주변에도 같은 말이 돌았습니다. 사업은 멈췄습니다. 의뢰인이 저희를 찾아온 이유는 소송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을 받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요청은 받지 않았습니다

명예훼손 사건은 상대가 한 말 하나하나가 허위사실인지를 다투게 됩니다. 입증이 만만치 않고, 설령 이긴다 해도 이미 퍼진 말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사이 유족들은 빌려준 돈을 갚으라며 대여금 반환 소송을 냈습니다. 저희가 말씀드린 것은 이것이었습니다. 명예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길은 그 소송에서 이기는 것이다. 빌린 돈이 아니라 투자금이었다는 사실이 판결문에 남으면, 갈취했다는 말은 저절로 무너진다. 그래서 고소가 아니라 방어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가진 것은 사본 한 장이었습니다

문제는 증거였습니다. 상대방에게는 차용증 두 장이 원본으로 있었습니다. 투자자가 가족 몰래 투자한다며 차용증 형식으로 써 달라고 요구해 만들어진 서류였습니다. 반대로 의뢰인이 가진 것은 사업비 투자약정서 사본 한 장이 전부였고 원본은 상대 쪽에 있었습니다. 다만 그 사본에는 투자금에 손실이 나더라도 변제의무가 없고 유족도 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조항이 들어 있었고, 아래에 투자자의 자필 서명이 남아 있었습니다. 저희는 사본이라도 필적을 감정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보고 그렇게 가자고 의뢰인을 설득했습니다. 정작 감정을 신청한 쪽은 상대방이었습니다. 사본은 증거가 되지 못한다고 자신했기 때문입니다.

감정이 끝나자 상대방은 사감정을 냈습니다

감정인은 투자약정서의 자필 서명을, 투자자가 생전에 직접 쓴 유서와 각서, 승낙서 등의 필적과 대조했습니다. 운필과 글꼴이 유사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상대방은 사본에 대한 감정은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따로 받은 사감정 결과를 내밀며 감정 결과를 다투었습니다. 저희는 감정인의 감정 결과는 감정 방법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는 법리를 들었고, 사감정 결과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현저한 잘못이 증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감정 결과에 현저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고, 투자약정서에 변제의무가 없다고 명시되어 있는 점, 약정서를 작성한 그날 돈이 송금된 점 등을 종합해 이 돈은 투자금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2025년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차용증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빌린 돈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본 한 장에서 시작한 주장이 판결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의뢰인에게 남은 것

7억 원이 넘는 반환 청구를 벗었습니다. 그러나 의뢰인이 정말 원한 것은 판결문의 한 줄이었습니다. 갈취가 아니라 투자였다는 사실이 법원의 판단으로 남았습니다. 사건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억울한 말을 들으면 고소부터 떠오르지만, 명예는 대개 상대를 처벌해서가 아니라 자기 사실을 증명해서 회복됩니다. 그리고 사본이라고 미리 버려서는 안 됩니다.

1심 판결문. 주문 —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1심 판결문. 주문 —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실제 1심 판결문의 첫 면과 주문 부분입니다. 법원과 당사자, 사건번호와 날짜는 검게 가렸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

차용증을 써 줬으면 빌린 돈으로 볼 수밖에 없나요?

차용증이 있어도 당사자들의 진짜 합의가 투자였다면 대여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돈이 오간 경위, 뒤에 작성된 다른 약정서의 내용, 변제기와 투자기간이 맞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나중에 손실 책임을 묻지 않기로 새로 약정했다면 앞선 차용증의 효력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계약서 원본이 없고 사본만 있어도 증거가 되나요?

사본이라는 이유만으로 증거가 못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본에 남은 서명 필적을 감정해 작성자를 밝히는 방법이 있고, 감정 결과가 인정되면 사본에 적힌 내용이 사실인정의 근거가 됩니다. 사본밖에 없다고 포기하기 전에 감정 가치가 있는지부터 따져 보아야 합니다.

상대방이 사감정 결과를 내면 법원 감정 결과가 뒤집히나요?

법원이 채택한 감정인의 감정 결과는 감정 방법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존중됩니다. 사감정 결과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는 감정 결과가 배척되지 않습니다.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당했을 때 고소부터 하는 것이 맞나요?

이미 민사소송이 걸려 있다면 그 소송에서 사실관계를 확정받는 편이 더 빠르고 확실한 경우가 많습니다. 판결로 사실이 정리되면 그에 반하는 주장은 힘을 잃습니다. 고소는 입증 부담이 크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빌린 돈이 아니라 투자금이었다면, 그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차용증 형식으로 써 준 서류 때문에 곤란해졌거나, 남은 자료가 사본뿐이라 포기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가진 것을 그대로 들고 오십시오. 무엇이 증거가 될 수 있는지부터 짚어 드리겠습니다.

법무법인 양지 ·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산남로62번길 30, 4층(성안빌딩) · 043-254-0088

위 사례는 실제 진행한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당사자와 사건의 세부 사항은 특정되지 않도록 표시했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지며, 동일한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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