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사례 · 부동산
계약서에 내 이름이 없는 땅,
제3자를 위한 계약으로 소유권을 되찾은 사례
의뢰인은 1960년대부터 문중 땅 한쪽에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집을 헐고 난 뒤에는 흙을 돋우고 수도관을 묻어 논으로 만들어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러다 문중이 그 일대를 회사에 팔기로 하면서, 의뢰인이 써 온 부분만은 회사가 사들인 값 그대로 의뢰인에게 되판다는 조건이 계약서 특약으로 들어갔습니다. 의뢰인은 정해진 기한 안에 사겠다는 뜻을 문자로 밝혔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개발에 든 비용을 내놓으라며 이행을 거절했습니다. 계약서에 이름조차 없는 사람이 회사를 상대로 무엇을 요구할 수 있는가. 의뢰인은 그 상태로 저희를 찾아왔습니다.
계약서 문구를 한 글자씩 봤습니다
계약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계약상 권리를 갖는 구조가 민법 제539조의 제3자를 위한 계약입니다. 관건은 이 특약이 회사에게 팔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인지, 의뢰인에게 살 권리를 준 것인지였습니다. 특약에는 매각할 수 있다가 아니라 ‘매각한다’고 적혀 있었고, 최종적으로 살지 말지를 정하는 사람은 회사가 아니라 의뢰인이었습니다. 특약사항에는 ‘조건부 토지매매계약’이라는 부기도 붙어 있었습니다. 여기에 특약을 직접 작성한 문중 총무를 증인으로 신청해 그 경위를 법정에서 확인했고, 계약 이후 회사 측 임원과 문중 대표, 의뢰인이 마을회관에 모여 나눈 대화의 녹취록을 확보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회사 측은 땅을 분할해서 주겠다, 시기만 조정해 달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상대방의 방어는 세 갈래였습니다
특약은 회사에게 매각 권한을 준 것일 뿐이라는 주장, 팔기로 한 땅의 위치와 면적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주장, 그 땅 위 무허가 건물 값도 대금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특정 문제는 계약 전에 양측이 지적도를 함께 보며 범위를 정했고 특약에도 분할 측량한다는 문구가 있다는 점으로 맞섰습니다. 매매목적물은 계약 당시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아도 사후에 특정할 방법과 기준이 정해져 있으면 된다는 대법원 판례에 기댔고, 소송 중 지적 감정을 받아 실제 위치와 면적이 애초 도면과 거의 다르지 않다는 점을 확인시켰습니다. 건물 문제는 시점으로 갈랐습니다. 회사가 그 건물을 자기 앞으로 등기한 것은 의뢰인이 수익의 의사표시를 한 뒤였습니다. 수익자의 권리가 생긴 다음의 처분은 수익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1심은 2024년 의뢰인의 청구를 받아들였고, 항소심도 2025년 회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항소심은 특약을 만든 사람들이 계약 당사자였다는 점, 문구가 단정적이라는 점, 결정권이 의뢰인에게 있다는 점을 들어 제3자를 위한 계약임을 인정했습니다. 수익의 의사표시 뒤에 이루어진 건물 양성화와 근저당권 설정은 수익자인 의뢰인에게 효력이 없다고도 했습니다.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확정 후 토지를 분할해 의뢰인 앞으로 등기까지 마쳤습니다. 수십 년 일구며 살아온 땅을, 회사가 사들인 값 그대로 되찾았습니다. 남의 계약서에 들어간 한 줄이 내 권리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한 줄을 어떻게 읽어 내느냐가 전부입니다.
실제 항소심 판결문의 첫 면입니다. 제1심 판결 표시가 함께 적혀 있습니다. 법원과 당사자, 사건번호와 날짜는 검게 가렸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
계약 당사자들이 제3자에게 직접 권리를 취득하게 할 의사로 계약을 맺었다면 민법 제539조의 제3자를 위한 계약이 됩니다. 그 제3자가 이익을 받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그때 권리가 생기고, 계약 상대방에게 직접 이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계약 당사자가 아닌데도 계약서 특약을 근거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나요?
매매목적물은 계약 당시에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아도 되고, 사후에 특정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정해져 있으면 됩니다. 계약 전에 함께 본 지적도와 도면, 분할 측량하기로 한 약정 등이 그 기준이 됩니다.팔기로 한 땅의 위치와 면적이 계약서에 정확히 적혀 있지 않으면 무효인가요?
수익의 의사표시로 권리가 생긴 뒤에 계약 당사자들이 한 처분은 수익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541조). 그 이후의 근저당권 설정이나 건물 등기는 수익자의 권리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제가 사겠다고 밝힌 뒤에 상대방이 그 땅에 근저당을 설정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계약서에 내 이름이 없어도, 내 권리일 수 있습니다.
남이 맺은 계약에 내 몫이 적혀 있는데 상대가 이행하지 않는다면, 계약서와 그동안 주고받은 문자·대화 기록을 들고 오십시오. 그 문구가 권리가 되는지부터 짚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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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례는 실제 진행한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당사자와 사건의 세부 사항은 특정되지 않도록 표시했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지며, 동일한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