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 형사
특가절도,
아직도 있나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이른바 ‘특가절도’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한때 절도 사건에서 가장 무섭게 여겨지던 죄명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조항은 지금 없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선언했고, 이후 법률에서 삭제되었습니다.
원래는 이런 구조였습니다
절도에 관한 기본 규정은 형법에 있습니다.
형법 제329조(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332조(상습범)
상습으로 제329조 내지 제331조의2의 죄를 범한 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여기까지가 형법입니다. 그런데 과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1항은 상습적으로 절도 등을 범한 사람을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상습절도인데 어느 법으로 기소하느냐에 따라 형이 완전히 달라졌던 것이지요.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선언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15년 이 조항을 위헌으로 결정했습니다(헌재 2015. 2. 26. 2014헌가16 등). 이유는 이렇습니다.
헌재 2014헌가16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별도의 가중적 구성요건표지를 규정하지 않은 채 형법 조항과 똑같은 구성요건을 규정하면서 법정형만 상향 조정하여, 어느 조항으로 기소하는지에 따라 벌금형의 선고 여부가 결정되고 선고형에 있어서도 심각한 형의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형사특별법으로서 갖추어야 할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을 잃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원칙에 위반되어 위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같은 행위인데 검사가 어느 법조를 고르느냐에 따라 벌금으로 끝날 수도, 최소 3년 이상의 징역이 될 수도 있다면 그것은 형벌체계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이 결정 뒤 해당 조항은 법률에서 삭제되었습니다.
그 결과 하나가 더 따라옵니다. 예전에는 특가법이 상습절도를 가져가면서 형법 제332조가 사실상 쓰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습절도가 형법 제332조로 돌아왔습니다. 이 조문은 ‘2분의 1까지 가중한다’이므로, 반드시 절반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그 범위에서 가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지금은 가볍게 처벌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특가법 제5조의4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모습을 바꾸어 남아 있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이런 구조입니다.
5명 이상이 공동하여 상습적으로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 또는 그 미수죄를 범한 사람은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합니다.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 제333조부터 제336조까지 및 제340조·제362조의 죄 또는 그 미수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이들 죄를 범하여 누범으로 처벌하는 경우 가중처벌합니다. 절도류는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 강도류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장물류는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입니다.
상습절도 등으로 두 번 이상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후 3년 이내에 다시 상습적으로 같은 죄를 범한 경우 3년 이상 2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합니다.
보시면 알 수 있듯, 예전과 결정적으로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과거의 제1항은 ‘상습적으로’라는 말 하나로 형을 끌어올렸지만, 지금 남은 조항들은 사람 수, 전과의 횟수와 종류, 실형 여부, 집행 종료 후 경과 기간처럼 밖에서 셀 수 있는 요건을 요구합니다. 헌재가 지적한 ‘가중적 구성요건표지’가 들어간 것이지요.
그래서 실제로 다투는 지점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상습성이 인정되느냐’가 사실상 유일한 쟁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상습성은 주로 전과를 근거로 판단되었기 때문에, 전과가 쌓인 분들은 한 번의 절도로도 무거운 형을 각오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다툴 자리가 여러 곳으로 늘었습니다.
- 앞선 처벌이 징역형이었는지, 그것이 세 번 이상인지
- 이번 범행이 누범기간 안에 있는지
- 제6항이라면 실형 두 번이 맞는지, 집행 종료·면제 후 3년 이내인지
- 대상 죄명이 조문이 열거한 범위에 실제로 들어가는지
모두 판결문과 전과 기록을 놓고 하나씩 세어 확인해야 하는 것들입니다. 요건 하나가 어긋나면 적용 법조가 바뀌고, 법정형의 하한이 통째로 내려갑니다. 기록을 정확히 세는 일이 곧 방어입니다.
과거에 구 특가법 제5조의4 제1항으로 유죄를 선고받고 확정된 분이라면, 위헌결정을 받은 형벌조항에 근거한 유죄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느 조항으로, 언제 확정되었는지에 따라 달라지므로 판결문을 가지고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리하면
- 상습절도를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던 특가법 제5조의4 제1항은 위헌결정으로 삭제되었습니다.
- 상습절도는 형법 제332조로 돌아왔고, 그 형은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는 것입니다.
- 다만 특가법 제5조의4는 제2항·제5항·제6항의 형태로 남아 있고, 그 법정형은 여전히 무겁습니다.
- 지금 다투어야 할 것은 상습성이라는 인상이 아니라, 전과의 횟수·형종·기간이라는 셀 수 있는 요건입니다.
법은 바뀝니다.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지금도 맞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절도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계시다면, 적용될 법조부터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법무법인 양지 대표변호사 강수호
자주 묻는 질문
절도 전과가 여러 번 있는데, 이번에도 특가법으로 기소되나요?
과거의 상습절도 가중처벌 조항은 삭제되었으므로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앞선 처벌이 징역형으로 세 번 이상이고 이번 범행이 누범에 해당한다면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이, 실형 두 번에 집행 종료 후 3년 이내라면 제6항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전과의 형종과 시점을 확인해야 알 수 있습니다.
상습절도로 기소되면 벌금형은 없나요?
형법 제332조가 적용되는 경우 제329조의 법정형에는 벌금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면 특가법 제5조의4 제2항·제5항·제6항이 적용되면 법정형이 징역형뿐입니다. 그래서 어느 법조가 적용되는지가 결정적입니다. 다만 선고되는 형은 사건마다 다르므로 미리 단정할 수 없습니다.
예전에 특가절도로 처벌받았는데 지금 구제받을 수 있나요?
위헌결정을 받은 형벌조항에 근거한 유죄판결에 대해서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어느 조항이 적용되었는지, 언제 확정되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판결문을 가지고 상담받으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적용 법조부터 확인하십시오
절도 사건은 어느 조항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법정형의 하한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법무법인 양지가 전과 기록과 공소사실을 대조해 검토해 드립니다.
043-254-0088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에 적용되는 법조와 결과는 공소사실과 전과 관계 등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문제가 있으시면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인용한 법령과 결정례는 작성일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