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 노동

허위 이력서로 채용된 사람,
해고하면 될까요?

법무법인 양지 대표변호사 강수호 · 노동·민사

경력직 채용이 많아지다 보니, 경력을 부풀리거나 아예 없는 경력을 적은 이력서를 내고 채용된 사람이 간혹 생깁니다. 귀한 시간을 들여 채용절차를 진행한 회사로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지요.

그런데 이럴 때 무턱대고 해고를 통고했다가는 회사가 더 곤란해지는 수가 있습니다.

먼저, 해고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근로기준법은 해고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제1항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여기에 취업규칙이 더해집니다. 대부분의 회사 취업규칙은 징계해고의 절차를 정해 두고 있는데, 이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해고 자체가 무효가 됩니다. 대법원은 취업규칙에 징계위원회의 개최일시와 장소를 일정한 기간의 여유를 두고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 이는 징계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절차를 위반하여 한 징계처분은 효력이 없다고 봅니다(대법원 2016. 11. 24. 선고 2015두54759 판결).

사유가 아무리 정당해도 절차에서 넘어지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그리고 부당해고로 판정되면 회사는 해고를 하기는커녕 복직시켜야 하고, 해고한 날부터 복직할 때까지의 임금도 지급해야 합니다.

다만 같은 판결은 뒤에 한 문장을 더 붙였습니다. 그런 절차상 하자가 있더라도 피징계자가 스스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출석통지절차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충분한 소명을 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그 하자는 치유된다는 것입니다.

회사 입장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대목입니다. 통지 기간을 놓쳤다고 해서 곧바로 포기할 일은 아니고, 당사자가 실제로 어떻게 참여했는지를 기록으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그러면 징계절차 말고는 길이 없을까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물론 취업규칙대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해고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뿐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경력을 허위로 적어 채용된 사람은, 근로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회사를 속인 것입니다. 법률용어로 기망이지요. 그리고 민법은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110조(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제1항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

대법원도 근로계약이 기본적으로 사법상 계약이므로, 계약 체결에 관한 의사표시에 무효나 취소의 사유가 있으면 상대방은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3다25194, 25200 판결). 해고가 아니라 계약을 없애는 길입니다.

위 2013다25194 판결의 사안

백화점 의류 판매점의 매니저를 뽑는 자리였습니다. 지원자가 낸 이력서에는 백화점 매장 매니저 경력이 적혀 있었는데, 일부는 아예 허위였고 실제 근무한 곳도 근무기간이 1개월에 불과한데 이를 부풀린 것이었습니다.

대법원은 매장 매니저를 고용하려는 회사로서는 그 근무경력이 노사 간 신뢰관계를 설정하거나 회사의 내부질서를 유지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에 해당하고, 사전에 경력이 허위임을 알았더라면 고용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같은 조건으로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아, 회사의 취소 의사표시로 근로계약이 적법하게 취소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두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첫째, 소급하지 않습니다

원래 사기를 이유로 의사표시를 취소하면 처음부터 없던 것이 됩니다. 그런데 근로계약은 다릅니다. 대법원은 이미 제공된 근로자의 노무를 기초로 형성된 취소 이전의 법률관계까지 효력을 잃는다고 보아서는 안 되고, 취소의 의사표시 이후 장래에 관하여만 근로계약의 효력이 소멸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미 일한 기간의 임금은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뒤늦게 알아차릴수록 회사의 손실이 커진다는 뜻이지요. 알게 된 즉시 움직여야 합니다. 취소권 자체도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민법 제146조).

둘째, 아무 거짓말이나 되는 것은 아닙니다

위 판결은 그 경력이 노사 간 신뢰관계 설정이나 내부질서 유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하자의 정도나 실제 근무기간에 비추어 하자가 치유되었다거나 취소가 부당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한다는 유보도 달았습니다.

채용공고가 요구한 자격과 무관한 사소한 과장이라면, 또 이미 상당 기간 문제없이 근무해 왔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경력 허위가 확인되었다 징계해고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근로계약 취소 민법 제110조 제1항 넘어야 할 것 정당한 이유 + 취업규칙상 징계절차 넘어야 할 것 기망 + 그 경력이 채용을 좌우한 중요한 부분 틀리면 절차 위반 시 해고 무효 → 복직 + 소급임금 본인이 출석해 소명하면 하자 치유 늦으면 효력은 장래에 대해서만 → 이미 지급한 임금은 그대로 취소권 3년 / 10년(민법 제146조)
두 갈래 — 왼쪽은 절차에서 갈리고(대법원 2016. 11. 24. 선고 2015두54759 판결), 오른쪽은 속도에서 갈린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3다25194, 25200 판결).

형사 문제는 어떨까요

허위 경력 이력서를 내는 것이 업무방해가 되는지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대법원은 신청을 받아 자격요건을 심사한 뒤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업무에 관하여, 업무담당자가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허위의 신청사유나 소명자료를 가볍게 믿고 수용했다면 이는 업무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으로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봅니다(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2537 판결).

회사가 검증을 소홀히 했다면 형사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위조·변조된 경력증명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수단을 쓴 경우라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결국 회사가 채용 과정에서 무엇을 어떻게 확인했는지가 형사에서도 갈림길이 됩니다.

정리하면

채용은 회사가 사람을 믿고 시작하는 일입니다. 그 믿음이 깨졌을 때 회사가 쓸 수 있는 수단은 하나가 아니고, 어느 것을 고르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통고서를 보내기 전에 한 번 검토받으시기를 권합니다.

법무법인 양지 대표변호사 강수호

자주 묻는 질문

경력을 속인 게 밝혀졌습니다. 바로 해고 통보해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취업규칙에 정해진 징계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사유가 정당하더라도 해고가 무효가 될 수 있고, 부당해고로 판정되면 복직과 소급임금 지급 부담이 생깁니다. 절차를 밟거나 근로계약 취소를 검토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근로계약을 취소하면 그동안 준 급여를 돌려받을 수 있나요?

돌려받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근로계약 취소의 효력이 취소의 의사표시 이후 장래에 대해서만 미친다고 보고 있어, 이미 제공된 노무를 기초로 형성된 이전의 법률관계는 그대로 유효합니다. 그래서 발견 즉시 조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력서에 근무기간을 몇 달 늘려 적은 정도도 취소 사유가 되나요?

그 경력이 채용 여부나 근로조건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부분이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채용공고가 요구한 자격과 직결되는 경력을 꾸며냈다면 문제가 되지만, 무관한 사소한 과장이거나 이미 상당 기간 문제없이 근무해 온 경우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채용 후 경력 허위가 확인되셨다면

해고와 근로계약 취소는 요건도 결과도 다릅니다. 순서를 잘못 잡으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법무법인 양지가 취업규칙과 채용 기록을 함께 검토해 드립니다.

043-254-0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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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취업규칙의 내용과 구체적인 사실관계,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문제가 있으시면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인용한 법령과 판례는 작성일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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